비단에 채색한 이 병풍은 김홍도(1745 1815 ?)의 작품이다. 화가는 조선시대 귀족사회의 일상생활상을 계절별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8폭 가운데 일부에서 가마에 타고 있는 선비, 그림 안쪽에서 오가는 행인들, 지나가며 부채로 얼굴을 가리는 남자, 담 넘어 엿보는 사람, 각자 생업에 종사하는 남녀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중국 궁신들의 오만한 걸음걸이도 에도 시대(18세기) 일본 대신들의 복잡한 의상 같은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작품에서 인물들은 유머있게 시적으로 처리되는데 우아하고, 생동적이며 차분하고, 특히 차림새가 수수하다. 또한 정확하고 세밀한 배경 위에서 조신해가며 이동한다. 이런 분위기는 자기 시대에 이미 ‘도화원’의 가장 유명한 화가 중의 하나로 알려졌으며, 외부에서 건너온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인물 측정에서 자유롭고 능란했던 작가의 화풍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실제로 이 병풍은 독창적인 길을 보여준다. 18세기의 한국은 위대한 화가 정손(1676 1759)의 영향 아래 도교적 요소가 배어있는 중국 화가들의 작품이나 일본 장식가들의 지나치게 꾸미는 풍조와 단절하고 국민 예술이 태동하던 시기이다. 18세기의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김홍도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속도의 길을 연 스승 가운데 한 사람이며, 빼어난 재능에 힘입어 한 사람의 화가가 한국 자체를 상징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되었다. 한반도의 화가들은 이제 자신들을 둘러싼 자연과 전통에서 영감을 끌어내게 되었다.

이 여덟폭병풍은 1760년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화가의 풍속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에 포함된다.